지난 6월, Mercier 팀과 브랜드를 사랑하는 친구들이 세르 슈발리에(Serre Chevalier)에 모였다. 프랑스 남알프스에 자리한 이 계곡은 아름다운 풍경과 뛰어난 라이딩 여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브리앙송(Briançon)과 로타레 고개를 잇는 이 지역에는 갈리비에, 그라농, 이조아르라는 세 개의 전설적인 고개가 자리하고 있다. 목요일 저녁, 우리는 모네티에레뱅(Monêtier-les-Bains)에 위치한 샬레에서 모이기로 했다. 에크랭(Écrins) 산군을 마주하는 전망은 그 자체로 높은 곳으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켰지만, 그것은 다음 날의 몫이었다. 재회의 첫날 저녁, 우리는 다시 만난 기쁨을 나누는 것은 물론, 훌륭한 매장 카르텔(Cartel) 소속의 퀘벡 출신 라이더 두 명을 맞이하게 되어 더없이 반가웠다. 모두를 기다리고 있는 오르막들을 앞두고 흥분이 고조되는 가운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자리를 채웠다. 게다가 날씨까지 완벽할 것이라는 예보였다. 그날 저녁에는 몇 병의 좋은 와인이 함께했는데, 그중에는 라피에르(Lapierre) 양조장의 훌륭한 모르공(Morgon)도 있었다. 그것도… 패밀리 사이즈로. 
1일차: 갈리비에와 그라농
물론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아침 8시에는 자전거에 오르기로 약속했지만, 준비를 마치고 자전거 운송 과정에서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다 보니 실제로 출발한 것은 9시였다. 목적지는 갈리비에 고개. 우리는 먼저 로타레 고개까지 이어지는 10km 구간의 완만한 오르막을 공략한 뒤, 그곳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멈춰 섰다. 마주친 헌병들에 따르면 고개가 다시 열린 지 이제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시즌이 더 무르익은 뒤와 달리 지나가는 차량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뜻이었다. 


실제 정상까지 1km 남은 지점, 도로가 통제된 갈리비에 대피소(refuge du Galibier)에 도착한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기로 했다. 동행 차량들은 열려 있는 터널을 통과하고, 사이클리스트들은 산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기를 바라며 진짜 정상까지 도전해 보기로 한 것이다. 단순하면서도 설레는 계획이었지만, 고개 반대편에는 수백 미터에 걸쳐 도로 전체가 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그 정도로는 우리의 억센 라이더들을 단념시키기에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들은 30cm 깊이의 눈 속을 걸어서 고개를 넘었다. 차량에 탑승한 기술팀은 드론 덕분에 라이더들의 사투를 지켜볼 수 있었고, 이 기회를 빌려 멋진 사진 몇 장을 남겼다. 
팀을 다시 모은 뒤 우리는 발루아르(Valloire) 방면 갈리비에 내리막에 나섰다. 노면 상태가 매우 좋았고 차량 통행도 여전히 없었다. 다만 고산 지대의 내리막에서는 화창한 날씨의 오전 시간대에도 기온이 쌀쌀하므로 옷을 든든히 챙겨 입어야 했다. 플랑 라샤(Plan Lachat)에 도착한 우리는 다시 방향을 돌려 갈리비에로 올라갔다. 각자 자신의 리듬대로 올랐지만, 선두 그룹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Mercier 제품 개발 및 생산을 총괄하는 마티외(Mathieu)가 댄싱 자세로 전력을 다해 오르자, 뜻밖에도 카르텔의 닉(Nic)이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알프스의 큰 고개에는 익숙하지 않은 그였지만, 혹독한 퀘벡의 겨울 동안 브루노 랑글루아(Bruno Langlois)의 지도 아래 실내에서 쌓은 훈련이 결실을 맺은 모양이었다!
다시 정상에 도착한 뒤 우리는 로타레 고개를 지나 샬레까지 내려갔다. 내리막은 빠르게 이어졌고, 계곡으로 내려갈수록 기온도 점점 올라갔다. 단 몇십 분 만에 우리는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온 듯한 기분을 느꼈다. 
꿀맛 같은 점심 시간. 에밀(Émile)의 딸인 잔 메르시에(Jeanne Mercier)와 그녀의 친구 카미유(Camille)가 팀을 구성하는 열두어 명의 식사를 준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주었다.

오르막은 전반부는 숲속을 지나다가, 굽이를 돌면 더 이상 어떤 초목도 보이지 않는 구간으로 이어진다. 시각은 어느덧 저녁 8시. 계곡에는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했지만 우리가 있는 곳은 여전히 빛으로 가득했고, 경사 11%가 넘는 구간이 이어지는 광물질의 풍경 속을 나아갔다. 산악 지형에서 활동하도록 훈련된 육군 정예 부대인 샤쇠르 알팽(chasseurs alpins)의 돌로 지은 대피소들을 지나쳤다. 마침내 정상에 도착했다. 남쪽으로 케라스(Queyras) 산군 위로 지는 해가 펼쳐내는 광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샬레로 돌아와 물론 전통적인 아페리티프를 즐긴 뒤 근사한 저녁 식사가 이어졌다. 업무 때문에 붙잡혀 있던 에밀 메르시에(Émile Mercier)가 합류하면서 이제 팀 전원이 모였다.
2일차: 클라레 계곡(Vallée de la Clarée)과 이조아르
새로운 하루, 새로운 출발! 토요일 아침, 우리는 세르 슈발리에 계곡과 더 동쪽으로 이탈리아 국경을 이루는 산들 사이에 자리한 클라레 계곡을 향해 길을 나섰다. 막다른 골짜기인 이 울창한 계곡에서는 강을 따라 에셸(Échelle) 고개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었다. 일행은 펠로톤을 이루어 달렸고, 여름에는 산악 대피소 관리인으로 일하며 자전거를 즐겨 타는 마린(Marine)도 합류했다.
이탈리아 공장에서 갓 나온 여성 라인 제품들을 시험해 볼 좋은 기회였다. 점심시간에는 잔과 카미유가 든든한 피크닉을 준비해 우리와 합류했다. 오전 코스가 목가적인 산책에 가까웠다면 오후의 등반은 한층 더 까다로울 예정이었기에, 제대로 힘을 보충해 둘 필요가 있었다. 실제로 이른 오후, 우리는 모두가 이름을 아는 고개, 바로 이조아르를 향해 나아갔다. 


정상에 도착하는 라이더 한 명 한 명을 팀 전체가 마치 투르 드 프랑스가 지나가는 날의 알프 뒤에즈(Alpe d'Huez)처럼 뜨겁게 맞이했다. 이어 케라스 방면으로 고개에서 몇 킬로미터 내려온 곳에 있는 카스 데제르트(Casse Déserte)에 잠시 들러, 사이클링의 두 전설 파우스토 코피(Fausto Coppi)와 루이종 보베(Louison Bobet)를 기리는 추모비 앞에서 그들을 추모했다.
샬레로 돌아와 아페리티프와 저녁 식사, 그리고 편안한 하룻밤의 휴식이 이어졌다.
3일차: 갈리비에
일요일인 이날은 오후 초에 그르노블에서 기차를 타야 한다는 제약이 있었다. 우리는 아주 일찍 일어나 해발 2,642미터의 갈리비에에 다시 올라 일출을 만끽하기로 했다. 새벽 5시 기상, 6시 출발이었다.
물론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도로 위에 있다는 기쁨만으로 피로와 무거운 다리를 잊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금세 정상에 도착했고, 사진을 넉넉히 남기기 위해 오르막과 내리막을 여러 차례 오갔다. 마멋 한 마리가 보이더니 이내 두 마리, 세 마리로 늘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존재에 이제 익숙해진 무리 전체가 눈밭에서 뛰놀고 몸단장을 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었다.
오전 9시, 우리는 장비를 정리하고 여유롭게 샬레로 내려갔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이 산에 흠뻑 젖어 내리막의 매 킬로미터를 만끽한 뒤, 짐을 꾸려 각자의 가정과 일터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귀한 시간을 함께해 준 모든 참가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들의 우정 덕분에 이 순간들이 존재할 수 있었다. 이는 Mercier가 존재하는 이유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물론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나눔과 우애, 유쾌함, 그리고 이 사흘간의 라이딩에 더없이 특별한 무대를 선사해 준 자연이 바로 그 이유다.
이제 내년의 목적지를 정하는 일만 남았다. 추천할 곳이 있는가?
Alex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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